[뉴스분석]

현재는 65세 이상 노인들도 지하철과 달리 버스를 탈 땐 모두 요금을 낸다. 구체적인 지원대상과 지원방법·시행시기 등을 정하는 절차가 남아있지만, 서울시는 앞서 정부가 운영 중인 ‘모두의 카드(K 패스)’ 혜택을 적용받지 못하는 월 15회 이용 미만자에게 요금을 전액 면제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조례안 통과가 특히 주목받는 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조례를 제·개정해 현행 65세 이상인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인단체와 공동 토론회도 계획 중이다.
무임승차 연령을 올리려는 건 현행 방식으론 손실액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경로 무임승차 손실금이 약 3830억원에 달한다. 2020년 2160억과 비교하면 5년 새 77%나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노인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서 손실액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요금을 면제받는 승객만 꾸준히 증가한다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재정 및 운영부담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 계획대로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리면 산술적으론 연간 약 1100억원의 추가 요금 수입이 발생할 수 있다. 또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월 15회 미만 이용자의 버스비만 지원할 경우 연간 520억원이 소요된다는 추산이다.
두 방안이 동시에 시행되면 연간 600억원가량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무임승차 대상에서 제외된 65~69세 노인들이 요금을 지불하면서 종전처럼 많이 이용할 것인가는 따져봐야 할 일이다.
게다가 서울시가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 조정하면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다른 광역지자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가 먼저 지하철과 버스의 무임승차 연령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만 70세로 통일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인구수나 파급력 면에서 서울시가 앞선다는 평가다.

김동규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도 “인구 고령화 시대에 대중교통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임승차 연령 상향이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올릴 경우 수혜 대상에서 탈락하게 될 만 65~69세 노인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빈곤층의 이동권 보장 문제다.
김주영 한국교통대 교통정책학과 교수는 “65세~69세 구간에 속한 취약계층은 경제활동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빈도가 높은데, 무임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사회적 활동 감소나 고립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혜택에서 제외될 65~69세 구간의 저소득층을 위해 지하철을 일정 횟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 제공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물론 저소득층뿐 아니라 해당 연령대 안팎의 노인들 전체에 대한 설득방안도 요구된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무료 혜택을 한순간에 없애는 건 상당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연령별로 나누기보다는 소득별로 요금 일부를 차등지원하거나 시간대별로 무임·유임 전환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강승모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 상향에 대한 정책도 기준연령을 65세 이상으로 하는 노인복지법 및 시행령과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정리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본적으로 고령자의 무임승차 문제를 단순히 비용의 크기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되새겨 봐야 한다. 무임승차 덕분에 고령층의 외출과 경제활동이 늘어나고, 우울감 완화와 사회적 고립 감소는 물론 의료비 부담 완화 같은 사회적 편익 발생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민규 한라대 철도운전시스템학과 교수는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가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과 삶의 질을 어디까지 보장하고, 그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함께 나눌 것이냐는 더 큰 관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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