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안 남은 GTX-A 첫 개통...이 ‘세 가지’ 꼼꼼히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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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7.03 작성자 조교 배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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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 시운전 철도차량이 SRT수서역에서 동탄역을 향해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고 시속 180㎞, 표정속도(역 정차 시간을 포함한 평균 운행속도) 시속 100㎞.’  

 

 국내에서 2000년대 후반 처음 제안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지하 40~50m 아래의 대심도 철로를 기존 지하철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달린다는 개념이었다. 이 때문에 수도권 광역교통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추진 주체를 둘러싼 논란과 예비타당성조사 장벽 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진통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GTX 선도사업인 A노선의 ‘수서~동탄 구간’ 개통이 석 달 안팎으로 다가왔다. 국토교통부는 운정(파주)과 동탄(화성)을 잇는 GTX-A 노선 가운데 수서~동탄 구간을 3월 말에, 운정~서울역 구간은 하반기에 각각 나눠서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A노선 전체를 동시 개통하는 게 목표였지만 서울시가 추진하는 삼성역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2028년 4월 완공 예정)이 늦어지면서 삼성역 정차는 물론 무정차 통과도 상당기간 어려운 탓에 분리개통으로 방향을 틀었다. A노선은 기본적으로 민자사업이지만 수서~동탄 구간은 재정을 투입해 먼저 공사를 시작한 곳이라 상대적으로 진척이 빨랐다.

 

수서~동탄 구간은 3월 말 개통을 앞두고 현재 종합시험운행 중이다. 신설 또는 개량한 철도 노선에서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시설물 상태를 확인하고, 철도종사자의 업무숙달 여부 등을 점검하는 절차다. 지난해 말 안전·운전·노반 등 12개 분야, 198개 항목을 점검하는 ‘사전점검’을 했다.

 

 이번 달엔 시험열차를 투입해 최고 속도까지 단계적으로 운행하며, 시설의 안전상태와 운행적합성 등을 살피는 ‘시설물 검증시험’을 한다. 2~3월엔 개통에 대비해 열차 운행계획에 의한 실제 영업조건을 가정해 열차운행체계의 적정성과 업무숙달도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2022년 말 출고식을 가진 GTX-A 차량(EMU-180)은 충북 오송역 인근의 시험선로에서 5000㎞의 예비주행을 마친 데 이어 지난해 9월부턴 수서고속철도(SRT) 수서~동탄 선로에서 시운전을 해왔다. 현대로템이 제작했으며, 8량 한 편성으로 한 번에 1000명 넘는 승객을 실어나를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종합시험운행을 거치면서 특별한 지적사항이 나오지 않는 한 3월 말 개통에는 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GTX가 기존 철도 교통수단과는 차원이 다른 만큼 개통 전까지 보다 정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재난 대비 ▶원활한 선로 공유 ▶빠른 환승 등 3가지 항목이 집중점검 대상으로 꼽힌다. GTX는 지하 40~50m 아래로 달리는 데다 정차역도 깊은 지하에 있는 만큼 화재 등 위급 상황 발생 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민규 한라대 철도운전시스템학과 교수는 “GTX는 기존 안전 매뉴얼과 도시철도에는 없는 설비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철도종사원 현장조치 매뉴얼’이 필요하다”며 “GTX가 설계지침에 맞는 대피 성능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이를 효율적으로 적용하려면 종사원들의 전문성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사고가 발생하면 승객과 종사원 모두 패닉상태에 빠져 제대로 된 대피나 임무를 수행하기 쉽지 않다”며 “종사원에게 부여된 임무를 정확히 해내기 위한 첨단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기술의 활용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도 “대심도 지하이기 때문에 재난 발생 시 대피가 쉽지 않은 부분에 대한 집중 점검이 필요하다”며 “출퇴근 등 혼잡시간대에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안전·안내 인력의 효과적인 운영 여부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RT와의 원활한 선로 공유도 핵심 사안이다. GTX-A 열차는 수서~동탄 구간에선 기존 SRT 선로를 함께 사용한다. 최고 시속 300㎞를 넘는 고속열차와 동일한 선로를 쓰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도운영전문가인 민영광 전 코레일 본부장은 “SRT와 GTX 둘 다 또는 하나가 운행이 지연되거나 사고가 났을 경우 해당 열차를 인접 역으로 최대한 빨리 견인하는 대응체계가 꼼꼼하게 갖춰져야 할 것”이라며 “선로 공유에 따른 안전한 신호처리 방식도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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